이번에 찾아가는 곳은 히다카 시[日高市]의 고마노사토[高麗鄕]. '고려'라는 한자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이 일대는 과거 무사시 국[武藏國] 고마 군[高麗郡] 소속의 향이었다. 716년, 일본 조정이 스루가 등 7개 국에 흩어져 있던 옛 고구려의 유민 1799명을 모아 무사시 국에 이주시킨 데에서 군과 향의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오늘날의 행정구역 상으로는 고마혼고[高麗本鄕] 등으로 그 이름이 남아있으며, 이 동네에는 고마 신사[高麗神社]라는 이름의 신사도 있다.
개국 504년 5월 11일, 군부대신으로 임명된 신기선이 부임을 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신기선이 하필 이때 부모상을 당하여 관직에 나아가지 못하였던 것이다.1) 군부대신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결국 차관에 해당하는 군부협판 이주회가 군부대신 서리로 임명되어 사무를 대신하게 되었다.2) 이리하여 이주회는 수개월 만에 금오도 도사에서 군부 경리국장, 군부협판이 되더니 급기야는 대신 서리에까지 올랐다. 국가 개혁의 야심찬 뜻을 품고 있었을 이주회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