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2일
일본도 식후경 10 - 서서 먹는 쓰키미우동
니코미우동을 끓여먹은 이야기에 이어서
2008년 12월 3일 수요일 아침이 밝았다. 이날은 원래 7시 반에 일어나 9시부터 로쿠기엔[六義園]에 가고, 동양문고를 방문하는 일정이 잡혀있던 날이었다. 하지만 예정보다 늦게 (아마도 8,9시쯤) 일어나면서 나의 계획은 대략 틀어지게 되었다. 게다가 동양문고에 가서 내가 당장 찾아볼 자료도 없지 않은가 하는 회의감으로 인해 일정은 급변하였고, 결국 로쿠기엔, 동양문고는 쉽게 포기되었다.
러시 아워를 갓 지나 사람들의 온기가 여전히 느껴지는 야마노테 선 열차에 몸을 싣고 나는 이케부쿠로로 갔다. 그리고 이케부쿠로에서 노선을 갈아타고 오미야[大宮] 역으로 출발했다.
오미야 역에 도착한 것이 대략 10시 40분 경. 고마 신사는 예정에 없던 목적지였기 때문에, 나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열차 안의 노선도와 역 안내표지판에 의존해서 고마가와[高麗川] 역으로 가는 길을 찾았다. 사이쿄·가와고에 선[埼京·川越線]을 타고 가면 고마가와 방면이라고 하는데, 열차 안내 전광판을 보니 안타깝게도 고마가와까지 바로 가는 열차는 없고, 일단 가와고에까지 가는 열차가 보였다. 가와고에로 가면 뭔가 고마가와로 갈 방도가 생기겠거니 하고 시간을 보니 10시 56분 차다.
그 순간 나의 주린 배가 신호를 보내왔다. 하긴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은 채 어느새 11시를 맞이하고 있었으니 지금까지 버틴 게 용하다. 뭔가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다치쿠이소바[立ち喰いそば] 집을 찾았다. 다치쿠이소바 가게는 우리말로 풀어서 쓰자면 서서먹는 국수집 정도가 될 것 같다. 내가 다치쿠이'소바'라고 말을 하기는 했지만, 내가 본 바로는 그런 가게에서는 소바뿐만 아니라 우동도 함께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수도 빨리 나오고, 서서 빨리 먹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한 끼 해결하기에 좋은 장소. 그동안 일본 여행을 와서 다치쿠이소바를 보기만 했지 들어가서 먹은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체험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마침 열차 출발까지는 10분 남짓의 시간이 있다.
드디어 어떤 가게 앞에 섰다. 가게 안은 직장인들로 붐볐다. 나는 쿠폰 자판기에 300엔을 투입하고 '쓰키미우동' 쿠폰을 샀다. 쓰키미[月見]는 우리 말로 직역하면 '달맞이'인데, 계란 노른자를 띄운 것을 '쓰키미'라고 부른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쿠폰을 주고, '우동'을 달라고 말했다. 쿠폰에는 '소바/우동'이라고 되어 있어서 어느 쪽이든 선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나는 소바같은 경우는 자루소바로 해서 차게 먹는 것을 좋아하지, 뜨거운 국물에 소바를 말아 먹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말 순식간에 제공된 조촐한 쓰키미우동. 아무리 바빠도 사진은 한 장 찍어놓았다. 국수 양은 생각보다 꽤 많았고, 국물도 개운하니 맛이 좋았다. 후후 불어가면서 국수를 먹고 있자니, 나도 어쩐지 일본의 바쁜 샐러리맨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후다닥 먹어치우다보니 입안이 약간 얼얼해지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차가운 냉수 한 잔으로 입가심을 하면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가게 밖을 나왔다. 아직 시각은 10시 50분이 조금 지난 때, 정말 빨리 먹었구나;; 자 이제 가와고에 행 열차를 타러 플랫폼으로 가자~
다음 편에 계속
2008년 12월 3일 수요일 아침이 밝았다. 이날은 원래 7시 반에 일어나 9시부터 로쿠기엔[六義園]에 가고, 동양문고를 방문하는 일정이 잡혀있던 날이었다. 하지만 예정보다 늦게 (아마도 8,9시쯤) 일어나면서 나의 계획은 대략 틀어지게 되었다. 게다가 동양문고에 가서 내가 당장 찾아볼 자료도 없지 않은가 하는 회의감으로 인해 일정은 급변하였고, 결국 로쿠기엔, 동양문고는 쉽게 포기되었다.
일본도 식후경 10
- 서서 먹는 쓰키미우동
耿君이 삼가 지음
그래도 황금 같은 일본에서의 하루를 호텔방에 쳐박혀 보낼 수는 없는 노릇. 어디론가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일단은 호텔을 나와 JR 미나미센주 역으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우에노 역까지 조반 선 열차를 타고 가서, 야마노테 선으로 갈아탔다. 열차에 붙어있는 노선도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여행 초기에 폐기했던 장소 중 하나인 '고마 신사[高麗神社]'가 떠올랐다. 그래, 오늘은 고마 신사에 가자!


그 순간 나의 주린 배가 신호를 보내왔다. 하긴 아침도 제대로 먹지 않은 채 어느새 11시를 맞이하고 있었으니 지금까지 버틴 게 용하다. 뭔가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다치쿠이소바[立ち喰いそば] 집을 찾았다. 다치쿠이소바 가게는 우리말로 풀어서 쓰자면 서서먹는 국수집 정도가 될 것 같다. 내가 다치쿠이'소바'라고 말을 하기는 했지만, 내가 본 바로는 그런 가게에서는 소바뿐만 아니라 우동도 함께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수도 빨리 나오고, 서서 빨리 먹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한 끼 해결하기에 좋은 장소. 그동안 일본 여행을 와서 다치쿠이소바를 보기만 했지 들어가서 먹은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체험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마침 열차 출발까지는 10분 남짓의 시간이 있다.
드디어 어떤 가게 앞에 섰다. 가게 안은 직장인들로 붐볐다. 나는 쿠폰 자판기에 300엔을 투입하고 '쓰키미우동' 쿠폰을 샀다. 쓰키미[月見]는 우리 말로 직역하면 '달맞이'인데, 계란 노른자를 띄운 것을 '쓰키미'라고 부른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쿠폰을 주고, '우동'을 달라고 말했다. 쿠폰에는 '소바/우동'이라고 되어 있어서 어느 쪽이든 선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나는 소바같은 경우는 자루소바로 해서 차게 먹는 것을 좋아하지, 뜨거운 국물에 소바를 말아 먹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耿君 識
다음 편에 계속
# by | 2009/10/12 02:35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3)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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