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바다 05 - 아타미 매원

지난 편에 이어서

다음 이동할 장소는 아타미 매원[熱海梅園]이었다. 솔직히 나는 여행 계획을 짤 당시 아타미 매원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아타미로 이동하여 MOA와 오미야의 소나무 등을 구경하고 나면, 시간이 애매해서 이즈 반도의 다른 도시로 이동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서, 부득이하게 아타미 시내에 괜찮은 장소가 있나 물색해보다가 아타미 매원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매원(梅園)이라는 이름대로 이곳은 매화꽃이 아름답게 만발하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가을에도 단풍이 예쁘게 진다고 해서 찾아가보기로 했다.

뜨거운 바다 05
- 아타미 매원

耿君이 삼가 지음


가을에 단풍이 멋있다는 것도 매원을 찾아가게 된 이유 중 하나이지만,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아타미 매원 안에 '한국 정원'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었다. 집을 완전히 한국 가옥 양식으로 지었고,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재현해 놓았다고 하는데, 나도 한국인인만큼 한 번 구경해보고 싶어졌다.

아타미 매원은 아타미 역에서 JR 이토 선[伊東線]을 타고 한 정거장 가면 있는 기노미야[來宮] 역 근처에 있다. 그래서 아타미 역으로 들어가 열차 시간표를 보았는데... 이런, 열차를 타려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되게 생겼다. 버스를 타고 갈까 싶었지만, 그러면 추가로 돈이 들기도 하고, 어차피 시간에 구애받지도 않으니 책이나 보며 기다리자, 하는 마음으로 플랫폼 벤치에 앉아 열차를 기다렸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각역 정차 열차 한 대가 들어온다. 오래 기다린 데에 반해 열차를 타고 간 건 2, 3분에 지나지 않았다.
조그만 간이역같이 생긴 기노미야 역을 나와 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었다. 몇십 미터 쯤 걸어갔을까 싶은 장소에 '梅園 ← 460m'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쭉 걸어올라가면 된다는 말씀이지요.
매원으로 가는 언덕배기에서 바닷가 쪽을 바라보았다. 멀리 바다가 내다보이고, 바로 앞에 건물들이 오밀조밀 들어서있는 것을 보니, 마치 건물 떼가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말이 460m지, 생각보다 꽤 걷는다. 기노미야 역 앞에서 매원 쪽까지 운행하는 버스도 있지만, 역시 이번에도 두 다리를 믿고 걸어올라갔다. 가는 길에 오른편 산기슭 쪽을 바라보니, 산등성이를 타고 세워져 있는 건물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그냥 주택인가, 아니면 콘도미니엄 같은 건가...
솔직히 나는 단풍을 보러 매원에 간다고 하기는 했지만, 12월 초순이기 때문에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아직 단풍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짜잔, 드디어 매원에 도착했다. 사진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내가 매원에 도착했을 당시 매원 입구와 안쪽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관광객들이 있었다. 여기, 생각보다 꽤 유명한 곳이구나...
드디어 도착, 매원 입구다. 큰 돌에 '梅  園'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으니, 증명사진 찍기에 좋다 ㅋ 본격적으로 겨울이 되면 매화가 필 계절이기 때문에, 매원 내부에서는 인부들이 매화나무 단장과 조경 공사로 한창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나중에 또 올 기회가 있으면 그때는 매화가 잔뜩 피었을 때 오고 싶다.
이 매원은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최근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때는 1885년. 온천 도시 아타미에는 일본 최초의 온천 요양 시설인 규키칸[噏汽館]이 개설되었는데, 이때 내무성 위생국장이었던 나가요 센사이[長與專齋]가 이곳 아타미에 요양 시설과 더불어 유보공원(遊步公園)을 조성하자는 제안을 한다. 이에 요코하마의 실업가 모기 소베[茂木惣兵衛] 등이 출자하였고, 나가요가 직접 공원 부지를 선정하여, 지역 주민의 협력을 얻어 아타미 매원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빨간색, 흰색 꽃이 피는 여러 품종의 매화나무를 비롯하여 소나무, 회화나무, 단풍나무 등 각종 수목을 심고, 정자 3개, 다리 5개를 설치하여 1886년에 매원이 완성되었다. 당시에는 출자자의 이름을 따서 '모기 씨 매원'이라고 명명하였는데, '아타미 매원'이라는 통칭으로 불리면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나중에 황실 재산이 되었다가, 국유 재산으로 전환되더니, 1970년에 아타미 시에 양도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매원의 아버지라 할 나가요 센사이는 지금의 나가사키 현에 있던 오무라 번[大村藩]의 한방의 가문 출신 의사로, 이와쿠라 사절단에 참여하여 유럽의 의학과 보건행정에 대해 공부하고 왔는데, 일본에서 hygiene의 역어로서 '위생(衛生)'이라는 말을 채택하여 사용한 사람이 바로 나가요라고 한다.

그럼 매원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WOW! 머, 멋져요우!
정자도 있고~ 빨간 단풍과 초록색 나뭇잎이 어우러진 공간. 매원 안을 거닐다보니 정말이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흐뭇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요양' 효과인가 ㅋ
일본에서도 폰카로 셀카를 찍습니다 ㅋ 정자도 아담하니 예쁘지만, 개울 위로 난 다리들이 아기자기하니 보기 좋았다.
매원 내부는 꽤 넓었다. 그래서 일단은 입구에서 보았을 때 왼쪽 부분부터 보기로 하고 걸어가보았다. 그런데 단풍 든 나무들 사이로 뭔가 도리이[鳥居] 같은 것이 보였다. 여기에도 신사가 있나?

耿君 識

다음 편에 계속

by 耿君 | 2009/08/13 02:07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2)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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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먼 곳까지 온 것인지, 도로 걸어서 역까지 돌아가기가 힘겨워졌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길가의 버스 정류장에서 아타미 역 행 버스(요금은 160엔)를 잡아탔다.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 more

Linked at 耿君春秋 : 뜨거운 바다 06.. at 2009/08/16 14:01

... 지난 편에 이어서도리이가 세워져 있는 곳은 대개 신사가 있는데, 매원 안에서 발견한 그 도리이 주변에는 신사 건물로 보이는 것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과연 무슨 영문일까 하는 생각에 가 ... more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8/13 02:59
오.. 아름답습니다
Commented by 耿君 at 2009/08/13 16:40
좋답니다 ㅋㅋ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8/13 11:30
아타미면 그래도 유명한 관광지인데 저런 다이어가 있었군요...(각역정차 30분이라면 시골구석의 로컬선 수준...)
Commented by 耿君 at 2009/08/13 16:41
기타 급행이나 다른 열차는 빨리 빨리 왔는데, 그건 기노미야 역을 통과해서 가는 열차였던지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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