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와라 평정 02 - 니노마루와 도키와기 문

지난 편에 이어서

오다와라 니노마루로 건너가려면 해자 위에 가로놓인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 다리의 이름은 마나비바시[學橋]. 뜻을 풀이하면 '배움의 다리'라는 뜻인데, 어디서 그 이름이 유래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건너보자 마나비바시!

오다와라 평정 02
- 니노마루와 도키와기 문

耿君이 삼가 지음


마나비바시 위에서 찍은 오다와라 성 니노마루 성벽의 모습. 뭐 여느 유적지들이 그러하듯, 예전의 치열했던 전장의 흔적은 엿보이지 않고 한적한 느낌이다.
니노마루 안쪽으로 세워져 있는 담장에는 위 사진처럼 기와가 얹어져 있었는데, 암키와, 수키와가 번갈아가며 올라가는 게 아닌, 그냥 같은 기와를 연이어서 올린 그 모양새가 특이해서 한 장 찍어보았다. 나중에 보니 최근에 복원한 건물이거나, 전통 양식을 따라해서 세운 구조물의 경우, 저런 기와를 많이 쓰는 것 같아 보였다.
원래 니노마루에도 에도 시대까지 건물들이 다 있었지만, 겐로쿠 16년(1703) 대지진의 피해를 입고 대부분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지만 남아있는 건물은 별로 없다. 대신 그 자리에는 오다와라 성 역사견문관이 세워져 있다.
위 사진 속 문은 동문(銅門)이라는 이름의 문이다. 여기가 원래 오다와라 성 니노마루로 들어온 정문이다. 문짝 등에 붙어있는 장식구들이 동으로 만들어졌다 해서 동문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메이지 5년(1872)에 해체되어 사라졌다. 지금의 문은 발굴조사를 거친 뒤 1997년에 복원된 것이다.
니노마루 한 켠에는 위 사진 속에 보이듯, 니노마루의 담벽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샘플(?) 구조물이 세워져 있었다. 이리저리 뜯어보며 신기해하다가 다시 가던 길을 재촉했다.
니노마루에서 혼마루[本丸]로 들어가는 길에는 여기 오다와라 성에서 일어났던 오다와라 전투의 당시 상황도를 그려놓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1590년 4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호조 가문을 제압하기 위해 오다와라 성을 포위하였고, 그 과정에서 화전의 양론이 지지부진해 '오다와라 평정'이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것은 1편 초반에 이미 이야기한 바 있다. 중세 최대 규모의 성으로 강고함을 자랑했던 오다와라 성을 공략하기 위해, 도요토미측 군세는 수륙 양면으로 포위를 감행했다. 오다 노부카쓰[織田信雄]가 북방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사카이 다다쓰구[酒井忠次] 등은 동쪽에서, 하시바 히데쓰구[羽柴秀次], 우키타 히데이에[宇喜多秀家], 호소카와 다다오키[細川忠興] 등은 서쪽 방면에서 육로로 공격해왔고, 모리 데루모토[毛利輝元], 구키 요시타카[九鬼嘉隆], 조소카베 모토치카[長宗我部元親] 등은 함선을 이끌고 남쪽 해안으로 진격했다. 공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6월에 오다와라 성 서남쪽에 이시가키야마 성[石垣山城]을 세우고 장기 공성 체제를 구축했다. 결국 지성을 격파당하고 활로를 차단당하게 된 호조 가문은 항복하였고, 호조 가문의 몰락과 함께 센고쿠 시대[戰國時代]는 종결을 고하게 된다.
사진 속 장소는 니노마루에서 혼마루로 넘어가는 사이에 있는 혼마루 동쪽 해자 터이다. 지금은 해자 자리에 밭이 펼쳐져 있다.
드디어 혼마루의 정면에 위치하며 그 진입로에 해당하는 도키와기 문[常盤木門]에 도착했다. 도키와기 문은 우리나라 말로 풀면 '상록수 문' 정도가 되겠다. 오다와라 성 내의 문들 중에서 가장 견고하게 지어졌다고 하는 이 성문도 겐로쿠 16년의 대지진의 참화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때 붕괴된 이후 호에이 3년(1706)에 다시 재건되었으나, 메이지 3년(1870)에 정부의 명령에 의해 오다와라 성을 철폐함에 따라 문도 해체되었다.
지금 남아있는 성문은 1971년 3월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안내판에는 에도 시대 초기 오다와라 성을 그린 그림 속에 남아있는 도키와기 문의 모습이 소개되어 있다.

자 그럼 도키와기 문 안으로 들어가보자.

다음 편에 계속

耿君 識

by 耿君 | 2009/07/01 14:13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2)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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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쓸한 느낌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다.관리들이 머무르던 곳이었다는 고요쇼[御用所] 터를 지나니 저 멀리 빨간색 다리가 보인다. 드디어 오다와라 성 니노마루가 가까워온다.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 more

Linked at 耿君春秋 : 오다와라 평정 0.. at 2009/07/11 23:33

... 지난 편에 이어서도키와기 문을 지나서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니 드디어 오다와라 성의 혼마루와 천수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보다도 나를 먼저 맞이한 건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드 ... more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7/01 16:12
겐로쿠 16년때의 지진이 엄청났나 보군요..
Commented by 耿君 at 2009/07/01 17:32
겐로쿠 대지진이라 불립니다. 진도 8.1의 해구형 지진으로 추정된다는군요. 당시 간토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7/01 16:20
해자 자리에 밭이라니 뭔가 김빠져 보인다고나 할까,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고나 할까요. 작물이 잘 자랄 것 같긴 하네요 -_-;;;
Commented by 耿君 at 2009/07/01 17:32
일본의 옛 성터에 가보면 해자에 농사를 지어놓은 경우가 더러 있더라구요 ㅎ
Commented by 渤海之狼 at 2009/07/01 20:14
마나비바시는... 예전에 그 안 쪽에 학교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옛날 것은 아닌지(약 70년 정도 되었다고 하는군요) 유적의 의미를 감쇄시킨다고 하여 없앤다는 말도 요즘은 있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耿君 at 2009/07/02 12:54
아 학교가 있었다라... 예, 다리는 근대 들어 생긴 거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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