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4월 05일
소금 가마솥 04 - 시오가마 신사를 떠나며
지난 편에 이어서
시와히코 신사 문옆에는 쇼와 천황이 글을 썼다는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뭐라고 썼나 하는 생각에 그 앞에 서서 가만히 비문을 읽어보았다. 비석에 御製라는 글씨와 함께 'さしのぼる朝日の光へだてなく世を照らさむぞわがねがいなる'라는 시구절이 새겨져 있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솟아오르는 / 아침해의 햇빛이 / 구별이 없이 / 세상을 비추도다 / 내 바람 이뤄진다' 정도가 되려나. 글씨가 좀 필기체마냥 흘려쓰기로 되어 있어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다행히 비석 앞에 정자체로 시구를 옮겨놓은 돌이 있어서 알 수 있었다.
소금 가마솥 04
- 시오가마 신사를 떠나며
耿君이 삼가 지음
위 지도는 시오가마 신사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을 편집한 것으로, 빨간 선은 나의 이동 루트이다. 쇼와 천황 어제비를 뒤로 하고 나는 계단을 내려가 박물관 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정원을 발견했는데, 그 곳의 풍경이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저 멀리 시오가마의 바다가 바라다보이고, 왼쪽으로는 신사의 사무소 및 대강당 건물이 있으면서, 각양각색의 나무가 자라나며 연못이 마련되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 아, 난 이런 풍경을 참 좋아한다.
정원에서 한참동안 시간을 보내며 분위기를 만끽하다가, 순간 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얼른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시오가마 신사 박물관은 1965년에 건설되었고, 시오가마 신사의 보물들을 중심으로, 각종 봉납품과 문인들의 자료, 염업 등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박물관 앞으로 가보니 그리 볼만한 것이 없을 것 같아보였다. 게다가 입장료는 200엔. 벌써 시간도 10시 반이 되었기 때문에 박물관에서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냥 건너뛰기로 했다. 대신 박물관 뜰에 있는 옥외 전시물들을 살펴보았다.
앗,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설마 이게 소금 찌는 가마는 아니겠지. 그 가마는 분명 넓적한 대야 같은 모양이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이것은 동전을 주조하는 가마솥이었다. 시루 형태의 이 가마솥은 막부로부터 주전(鑄錢) 허가를 얻은 센다이 번이 이시노마키[石卷] 주전장에서 사용하던 것이라고 한다. 시루 가마솥은 3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동전을 주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쇠를 부을 때 시루 가마솥이 녹는 것을 막기 위해 안쪽 면에 점토와 목탄을 섞은 소회(素灰)를 발라 건조시킨다. 그리고 상단에 철과 구리, 목탄을 넣고, 중단에는 바람을 불어넣는다. 그러면 하단으로 녹은 철과 구리가 흘러나온다. 이렇게 용해된 금속으로 동전을 만들고, 용해를 끝낸 뒤에는 남은 찌꺼기와 소회를 떼어내어 다시 주조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사진 속 무시무시한 도구는 바로 포경업에서 사용되던 포경도구들이다. 시오가마는 과거 포경업의 기지 중 하나로서 유명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과거의 일이지만, 그때의 흔적만은 이렇게 박물관 마당 앞에 남겨져 있다. 작살들을 보고 있자니 상당히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쇠에 슬어 있는 녹이 그 기분을 훨씬 증폭시키는 것만 같았다.
자, 이제 정말로 시오가마 신사를 떠나자. 이번에는 처음에 올라왔던 계단이 아닌 다른 쪽으로 나가기로 했다. 참배도를 따라 걸어가는데 단풍이 든 나무들이 매우 예뻐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가는 길 중간에는 주택가도 있어서 순간 이 길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참을 걸어가니 위 사진과 같은 5층 석등롱이 있었다. 그 모양이 매우 독특하고 마음에 들어서 사진 찰칵.
석등롱 옆에는 마쓰오 바쇼가 묵어간 곳임을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는데, 옛날에 이곳 시오가마 신사 동쪽에는 절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자취조차 찾기 힘들지만 그곳에 마쓰오 바쇼가 묵어갔다고.
이렇게 해서 밖으로 나왔다. 이제 혼시오가마 역으로 가서 열차를 타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길가에 세워져 있는 이정표를 보고 가는 길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그 이정표에는 혼시오가마 역 외에도 나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소 하나가 더 적혀 있었다.
'오카마 신사[お釜神社]'
다음 편에 계속
시와히코 신사 문옆에는 쇼와 천황이 글을 썼다는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뭐라고 썼나 하는 생각에 그 앞에 서서 가만히 비문을 읽어보았다. 비석에 御製라는 글씨와 함께 'さしのぼる朝日の光へだてなく世を照らさむぞわがねがいなる'라는 시구절이 새겨져 있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솟아오르는 / 아침해의 햇빛이 / 구별이 없이 / 세상을 비추도다 / 내 바람 이뤄진다' 정도가 되려나. 글씨가 좀 필기체마냥 흘려쓰기로 되어 있어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다행히 비석 앞에 정자체로 시구를 옮겨놓은 돌이 있어서 알 수 있었다.
소금 가마솥 04
- 시오가마 신사를 떠나며
耿君이 삼가 지음










'오카마 신사[お釜神社]'
耿君 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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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4/05 12:55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2)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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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되어 1874년에 시오가마 신사 옆으로 옮겨오게 되었다고 한다.시와히코노카미[志波彦神]가 모셔진 시와히코 신사의 모습. 자, 이제 시오가마 신사를 슬슬 떠나보자.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시오가마 신사[塩釜神社] / 시와히코 신사[志波彦神社]찾아가는 길: JR 센세키 선 혼시오가마 역에서 도보 15분주소: 宮城県塩竃市一森山1-1전화번호: 022- ... more
... 지난 편에 이어서난 사실 오카마 신사를 방문할 당시에는 '오카마'가 '남성 동성애자 중의 일부나 여장을 하는 남성'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것도 여행기를 작성하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