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다이의 밤 04 - 도추안이여 안녕

지난 편에 이어서

2008년 12월 1일 오전 7시 반 쯤에 일어났다. 전날 새벽 2시 경에 잔 것 치고는 참 신통하게도 일찍 일어났다. 집에서 같으면 밍기적 거리다가 9시, 10시쯤 일어났을 터인데 말이다. 여행 중이라서 그런지 스케줄이 꼬이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은근히 있었던 모양이다. 마이크는 아직 쿨쿨거리며 자고 있다. 세수와 양치, 머리 감기 등을 마친 나는 늘어놓은 짐들과 옷걸이에 걸어놓은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챙겨서, 도추안을 떠날 채비를 시작했다.

센다이의 밤  04
- 도추안이여 안녕

耿君이 삼가 지음


그러는 사이 마이크도 일어났다. 마이크는 오늘 아침부터 센다이 관광에 나선다고 했다. 나는 마이크와 앞으로도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이메일 주소를 교환했다. 그리고 준비된 회심의 선물, 하회탈 핸드폰줄을 마이크에게 선물로 주었다. 하회탈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서 주니 마이크는 매우 고마워하며 선물을 받았다. 시간을 보니 8시 10분이 넘어간다. 예정대로라면 10분에 체크아웃을 하고 다이시도 역으로 가서 19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나갔어야 하는데, 일정이 약간 지체되었다. 그래도 여행길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의 작별을 대충 할 수는 없는 법이니.

나는 나가기 위해 방에서 짐을 꾸려 나왔다. 아까 씻으러 나갔던 마이크는 거실에 나와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진을 찍고 있다고 말하자, 그는 흔쾌히 사진 모델이 되어주었다. 
마이크와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몇마디 나눈 뒤, 방에서 사용했던 이불 시트 등을 프론트 앞의 바구니에 반납하고 나서, 프론트에 있는 벨을 눌러 주인 할아버지를 호출하였다. 체크아웃은 어떻게 하면 되냐고 여쭤보니 시트를 반납했으면 끝이라고 하신다. 이어서 나는 할아버지께 마이크와 나의 사진을 찍어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오른쪽이 바로 마이크. 마이크가 너무 경직된 자세로 나와서 웃음이 지어지는 사진이다. 할아버지께 사진도 찍어주시고, 좋은 숙소에 묵게 해주신 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며, 하회탈 핸드폰줄을 선물로 드렸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매우 기뻐하시면서, 나에게도 작은 선물을 하나 주셨다.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감사드렸다.

이번에는 마이크에게 할아버지와 나의 사진을 찍어줄 것을 부탁했다.
오른쪽은 나이고, 왼쪽이 바로 도추안 유스호스텔의 주인이신 이타바시 마코토[板橋誠] 할아버지. 할아버지, 잘 묵고 갑니다. 다음에 센다이에 가면 또 찾아뵐게요 ㅎㅎ

아,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은 바로 이것.
일본 도호쿠 지방의 전통 목각 인형인 고케시가 달려 있는 핸드폰줄이다. 달려 있는 고케시는 검지 한마디 정도 길이로 매우 귀엽게 생겼다.
이타바시 할아버지가 주신 고케시 핸드폰줄은 위 사진의 봉투 속에 들어 있었다. 도추안 유스호스텔이라고 적힌 글씨 위에는 주황색 도장이 찍혀 있는데, 할아버지는 그게 당신의 얼굴 도장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고케시 핸드폰줄, 잘 받았습니다~

작별이란 늘 아쉬운 법인 모양이다. 예정 시간보다 20분이나 늦어서야 나는 겨우 도추안을 나왔다. 에미하고는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했지만 나중에 열차에서 만날 수 있겠거니 하고 생각하며 서둘러 길을 나섰다. 그럼, 도추안이여 안녕~

耿君 識

다음 편에 계속

by 耿君 | 2009/03/21 15:08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2)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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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을 꾸벅꾸벅 졸다가 깨다 하던 끝에 결국 방으로 올라갔다. 마이크와 나도 다음 아침의 활력을 위해 잠자리에 들기로 하였다. 센다이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 more

Linked at 耿君春秋 : 일본도 식후경 0.. at 2009/03/22 16:47

... 센다이의 밤 04에 이어서8시 반에 도추안을 나와 다이시도 역에 도착하여 센다이 역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렸다. 그런데 열차 운행에 무슨 차질이 생겼는지 예정 시각보다 훨씬 늦게 열차 ... more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3/21 20:55
아무리 여행 스케줄에 있어서의 '사명감'이라고 해도, 정말 일찍 일어나셨네요. 저도 여행중에는 일찍 일어났는데 그 원동력은 '일찍 자서'였습니다 -_-;;; 여행하느라 피곤했기도 하고 혼자서 촌동네에 묵고 있다보니 할 짓이 없었거든요. 반대로 텐진 마츠리날은 늦게까지 먹고 마시다가 다음날 열시쯤 일어나서 교토에 갔습니다. 우메코우지 증기기관차관 한번 갔다왔더니 유적지들은 슬슬 문닫을 시간이더라고요 -_-;;;;

사진의 마이크씨는 일부러 저런 포즈를 취한 것 같아요 ㅎㅎ

덧) 오늘 근처에 간 김에 멘야도쿄를 들러 봤는데, 돈코츠는 6천원이 되었지만 국물은 제가 원하는 뻑뻑한(진하다는 말보다 뻑뻑하단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ㅎㅎ) 국물이었습니다. 면도 맛있었고요. 오야코동이 더 맛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나중에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예의 이치멘은 언제쯤 가려나요 -_-;;;;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22 15:31
하여튼 참 신기하게도 잘 일어났더랬지요.

이치멘은 월요일 저녁 때 가볼까요
Commented at 2009/03/22 19: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22 20:00
그럼 다음에 편할 때 연락하세요 ㅎ
전 별 생각 없이 이야기한 것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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