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다이의 밤 02 - 지카라모치 공개!

일본도 식후경 05에 이어서

맛있게 규탄 정식을 잘 먹고 리큐 니시구치 점을 나온 우리는 이어서 근처에 있는 커피 파는 집 '도토루(Doutor, 홈페이지는 http://www.doutor.co.jp)'에 갔다. 재용이가 규탄을 쐈기 때문에 나는 답례로 커피를 쏘기로 했다. 그런데 무슨무슨 커피를 달라고 주문을 했더니, 점원이 예상치 못한 대사를 툭 날렸다.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들어 당황했는데, 다시 들어보니 커피 사이즈를 물어보는 거였다. 재용에게 "아 이거 예상에 없는 일본어를 들으면 이렇게 버벅댄다" 하고 말했더니, "나도 못알아들을 때 많은데 뭘" 하고 재용이 대답했다.

센다이의 밤  02
- 지카라모치 공개!

耿君이 삼가 지음


재용이와 나는 MSN에서 가끔씩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그래도 만나서 대화를 하니 이런저런 할 말이 여전히 많았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공감을 크게 샀던 화제는 바로 '환율'. 나는 1500원대의 환율일 때 환전을 해서 여행을 왔기 때문에 환율에 맺힌(?) 게 많았는데, 재용 또한 아무래도 일본에 유학중이다 보니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난 번 한국에 와서 아직 환율이 높아지지 않았을 때 돈을 많이 환전해서 왔다고 하지만, 그래도 계속 경기와 환율시장이 이렇게 불안해서는 재용에게도 걱정이 많을 터였다.

재용이는 일본에서 학교 연구실 생활 외에도 이런저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취미로 사진을 찍어서 사진전에 응모를 하여 출품을 했다고 하며, 심포지엄 같은 데에도 참가했다가 지역 신문의 인터뷰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 학생들의 토론회에서 통역진의 일원으로 참여했다고 하는데, 그 통역이 꽤나 어려웠다고 했다. 대학 학부 때부터 일본에서 공부를 해서 석사 과정까지 왔으니 일본어를 매우 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토론회라는 것이 한-일 간의 역사 문제를 다룬 것이라, 용어나 표현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나도 예전에 아시아법학생연합에서 일본 학생들과 행사를 할 때, 검찰을 견학 방문해서 일어 통역을 맡았다가, 법률용어를 번역하기 힘들어 중도 포기하고 영어 통역하는 아이에게 바톤을 넘긴 적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었겠다고 나는 얘기했다.

또 어쩌다가 음식 배달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와 관련해서 재용이가 다소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한다. 어느날 재용이를 포함한 연구실 사람들이 피자를 시켜먹으려고 근처 시내에 있는 피자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위치를 말하니까 "거기는 배달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는 것. 재용이가 다니는 이과 캠퍼스가 좀 산쪽에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정도로 먼 거리는 아닌데 배달이 안된다고 하니 황당했을 터. 완전 산에 있는 우리 학교에 음식 배달 오토바이가 들어오는 것을 생각하면 나로서도 좀 이해가 잘 안됐다. 그래서 재용이는 자기네 대학은 피자도 못시켜 먹고, 주변에 마땅한 식당도 없다며, 나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그 밖에도 나의 여행 이야기, 고등학교 때 친구들 이야기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나는 재용이에게 아까 선물했던 벤케이 지카라모치의 모양새와 맛이 궁금해졌다. 사실 나도 설명과 샘플만 보고 샀기 때문에 먹어보지는 못했고, 무엇보다도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 포스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기에, 나는 재용이에게 넌지시 지카라모치를 먹어보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재용이는 흔쾌히 지카라모치 박스를 개봉했다.
짜잔!!! 벤케이 지카라모치 8개들이 세트의 강림. 박스 위에는 날아오는 화살을 장도(長刀)로 쳐내는 벤케이의 모습이 그려진 명함 크기의 종이가 들어 있었다.
이것이 바로 벤케이 지카라모치. 이거이거 맛있다. 속에는 호두 조각들이 듬뿍 들어가 있으며, 쫄깃쫄깃하니 맛이 좋다. 재용이는 더 먹으라고 권유했지만 선물로 준 것을 내가 먹어치우는 것도 좀 웃긴 일인지라 사양했다. 재용이도 맛있다고 마음에 들어했다. 유후 다행이구나.
선물해준 지카라모치를 들고 있는 재용이의 모습. ㅋ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우리는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에 도호쿠에 갈 일이 있으면 또 찾아오기로 약속했다. 아, 물론 재용이가 한국에 돌아올 때도 만나기로 했다. 모처럼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보낸 시간은 매우 즐거웠다.

耿君 識

다음 편에 계속

by 耿君 | 2009/03/19 10:32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3)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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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먹고, 스프를 한 수저 마시면, 만족감이 몰려온다. 아, 역시 규탄을 먹길 참 잘한 것 같다. 센다이에 와서 규탄을 먹고 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지 아암. 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규탄스미야키 리큐 니시구치 본점[牛たん炭焼 利久 西口本店]주소: 宮城県仙台市青葉区中央1-6-1 ハーブ仙台ビル5F전화번호: 022-266-5077점포 안내 사이트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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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군님의 "치카라모치" 에 관한 포스팅 을보고 처음 생각났던 건, '테츠코의 여행'에 소개되었던 '토게노 치카라모치峠の力餅'였다. 사실 예전에 '테츠코의 여행'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인 (테츠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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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편에 이어서센다이 역에서 열차를 타고 다이시도 역에 도착했다. 어둑어둑한 길을 지나 도추안 유스호스텔 안에 들어섰더니, 내부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휑한 상태였다. 뭐 도추안은 워 ... more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3/19 10:42
그런대로 값도 괜찮고 맛도 괜찮았는데 이젠 한국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된 게 아쉽습니다, 도토루.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19 19:08
최근에 서울 종로 쪽에서 도토루 본 적 있습니다.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3/19 13:27
안에 호두 조각이 '듬뿍' 들어가 있다니 정말 먹어보고 싶은데요.
학교에서 30분배달 도미노피자도 시켜 먹는데(벌칙게임 시키는 기분이라 좀 미안하긴 합니다), 정말 이곳은 배달 천국같아요...

덧) 일전에 관악구청 건너편에 있는 유황오리집을 갔는데, '이치멘'과 같은 회사 업체인 모양입니다. 마리스꼬도 그 회사에서 하고, 다양하게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19 19:09
아 예 이치멘 계열 맞습니다 거기 ㅎㅎㅎ
Commented by NePHiliM at 2009/03/19 18:19
그나저나 신촌에 라면집이 있엇습니다.
신촌 민들레 영토에서 신촌기차역 올라가는 길에서 좌측에 형제 수산이
길건너 우측에 신촌 설농탕이 있는데 신촌 설농탕하고 참치집 사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스파게티 집이 있습니다.
거기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모코모코인가?; 아무튼 라멘집이있더군요.
돈코츠가 주력인듯 했습니다. 약간 짜지만 어느정도 이상되는 맛이었습니다
-네피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19 19:08
모노모 말씀이시군요.
http://hyunk02.egloos.com/1775957
Commented by NePHiliM at 2009/03/19 19:42
아 있었군요 -_-; 검색했는데 저기가 아닌줄 알았습니다;
-네피
Commented by 英君 at 2009/03/21 10:53
요즘 전 역 앞 도토루에 늘러붙어 그림을 그리는 때가 많답니다..
원래는 장보려고 나가는 건데 스스륵 끌려들어가서 OTL
사람 구경하고 담배 냄새도 맡고.. -_- 언제나 블렌드 S사이즈에 설탕 하나 얻어와요.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21 10:59
아하 그러시군요 ㅎㅎ 근데 담배 냄새를 맡는 건 ;; ㅋ
Commented by  月 at 2009/03/22 17:16
안녕하세요. 밸리에서 들렀습니다아.
재용님도 아오바야마 캠퍼스이신가 보네요.
저는 공학부입니다. 왠지 반갑네요 :D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22 17:31
하앗 그러셨군요! 저도 덩달아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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