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나라 10 - 무료코인 터와 갸라노고쇼

지난 편에 이어서

히라이즈미에서의 시간도 이제 서서히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야나기노고쇼를 나온 나는 이어서 무료코인[無量光院] 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료코인은 후지와라노 히데히라가 건립한 사원인데, 이 사원도 역시나 건물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지만, 넓은 연못을 판 정토정원의 흔적은 여전해서, 특별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아즈마카가미』에 따르면 우지[宇治]에 있는 뵤도인[平等院]을 본따서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어떠한 모습이었을 지 궁금하다. (우지 뵤도인은 교토 여행기에서 다룰 예정)

황금의 나라  10
- 무료코인 터와 갸라노고쇼

耿君이 삼가 지음


짜잔. 이것이 바로 옛날의 무료코인을 상상해서 그린 그림. 이 정도면 과거의 화려했던 무료코인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안내문이 각국 언어로 적혀 있다. 한국어도 아래에 보인다. ㅋㅋ 하지만!
현실은 이렇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이 황량한 들판. 히라이즈미의 전반적인 테마는 인생무상일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주춧돌과 연못의 흔적은 다 남아있다. 위 사진은 정원의 연못과 히가시나카시마[東中島]의 모습. 과거에는 가운데에 주춧돌이 남아있는 지대가 약간 높은 섬 자리를 둘러싼 연못에 물이 가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질척한 늪지대 상태.
연못 터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본당 터가 나온다. 이 본당의 양쪽에 익랑(翼廊)이 있었다고 하며, 거대한 주춧돌들을 통해 당시 건물의 으리으리함을 짐작해볼 뿐이다.

무료코인을 지나 이제 히라이즈미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갸라노고쇼[伽羅之御所]로 향했다.
야나기노고쇼가 야나기, 즉 버드나무의 정청이었다면, 갸라노고쇼는 갸라, 즉 침향 또는 주목(朱木)의 정청이라는 뜻이다. 오슈 후지와라 가문은 야나기노고쇼 말고도 또 하나의 정청을 갖고 있었던 것인데, 두 정청의 이름이 다 나무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여기가 바로 갸라노고쇼가 있던 자리이다. 야나기노고쇼와 달리, 갸라노고쇼는 이미 주택들이 들어선 상태라 옛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되어있었다.
길모퉁이에 세워져 있는 안내판을 보면서, 헛헛한 마음을 달래보았다. 『아즈마카가미』에 의하면, 무료코인 동문에 성곽을 두르고 이곳을 '갸라'라 불렀는데, 히데히라가 늘 머물던 곳으로, 그 뒤를 이은 야스히라도 이곳에 거처하고 있었다 한다. 1189년 요리토모의 오슈 정벌 이후, 갸라노고쇼를 포함한 히라이즈미의 거리는 사는 사람이 없는 유령도시가 되었고, 들불과 전화(戰火) 등으로 인하여 황폐해진 채 820년의 세월을 보냈던 것이다. 지금은 해자와 토벽 일부만이 남아서 이곳이 과거 갸라노고쇼였음을 알려준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일부도 어디 있는지 찾기는 어려웠다.

드디어 히라이즈미 일대를 다 돌아보았다. 오슈 후지와라 가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나로서 이번 히라이즈미 방문은 매우 뜻깊고 보람차며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소중한 여행이었다. 날도 궂고 비바람이 매섭게 부는 악천후 속에서. 대부분의 건물들이 다 사라지고 터만 남아 쓸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 아늑하고 유서깊은 마을 히라이즈미는, 히데히라가 도망쳐온 요시쓰네를 보듬어주듯, 이국 타향에서 찾아온 관광객 한 명을 따스하게 맞이해주었다. 이제 센다이로 돌아가기 위해 JR 히라이즈미 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耿君 識

다음 편에 계속

by 耿君 | 2009/03/08 23:15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2)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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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의 뱃속에 어떤 기생충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였다.자료관을 쭉 둘러보고 밖으로 나오니 시간은 오후 3시로 다가가고 있었다. 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야나기노고쇼 자료관[柳之御所資料館]찾아가는 길: 히라이즈미 역에서 도보 10분주소: 岩手県平泉町平泉字伽羅楽108-1전화번호: 0191-34-1001안내 사이트: ... more

Linked at 耿君春秋 : 사소한 발견 in.. at 2009/03/10 01:57

... 황금의 나라 10에 이어서갸라노고쇼 터를 뒤로 하고 히라이즈미 역으로 가는 골목길을 걸어갔다. 비는 이제 오지 않았지만, 쓸쓸한 날씨는 여전했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시골 ... more

Commented by 야스페르츠 at 2009/03/09 00:35
에잇... 왜 저는 무료코인이라니까 無料coin이 생각나는 걸까요. ㅠㅠ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09 08:57
그, 그럴법도 하군요!!!
Commented by 악희惡戱 at 2009/03/09 13:11
저도 야스페르츠님하고 똑같이 생각했다능...-_-;;;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09 21:13
헐;;;; 이런이런-_-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3/09 20:20
황금의 나라 편도 이렇게 끝나는군요. 오슈 후지와라와 요시쓰네를 넘어 현재까지. 수고하셨습니다. 콘도 세이쿄 편도 수고하셨어요. 늘 정진하는 모습 배우고 싶습니다.



...저도 야스페르츠님하고 똑같이 생각했다능...-_-;;;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09 21:12
아유 별말씀을. 아 그리고 곤도(Gondo) 세이쿄이기 때문에 콘도(Kondo)와는 구분하셔야 합니다 ㅎㅎ

과연 무량광원이라고 쓰는 게 나았으려나 싶습니다 OTL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3/09 21:45
곤도라고 발음하는 게 맞군요.ㅎㅎ 무량광원이라. 왠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가 생각나는...orz
Commented by 海凡申九 at 2009/03/0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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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무료로 주는 500원짜리 동전들이다!!!!
마리오 본좌 만쉐!!!!!
Commented by 진성당거사 at 2009/03/10 19:08
'황성 옛터'가 떠오릅니다...........;;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11 11:42
유적들에서 느껴지는 일반적인 정취이지요 ㅎ
Commented by 迪倫 at 2009/03/13 12:44
불교사원인가요, 無料coin은? 복원상상도의 다리를 보니 불법의 다리를 건너 불국정토로 들어선다는 것처럼 보이네요. 그런 의미에서 사바세상에서는 아무것도 안보이는 질척한 늪지라도 다리를 건너면 매트릭스처럼 버추얼 정토로 들어설지도 모르지요 ^-^
그러고 보니 괜히 가라노고쇼는 일본 안의 가야의 흔적을 찾았다고 흥분하는 이들이 나올것 같아서 -_-;; 잘읽었습니다.
Commented by 耿君 at 2009/03/13 13:26
허어... 버추얼 정토라... ㅎㅎ 그럴싸한데요.
갸라노고쇼에다가 신라지기록(http://hyunk02.egloos.com/1792452)까지 더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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