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발견 in Japan 01 - 사후의 갈 곳을 생각해 주세요

닷코쿠의 전설 06에 이어서

히메마치노 타키로 가는 길에 나는 소박한 시골 마을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논밭이며, 트랙터 같은 농기구며, 비닐하우스며, 너무도 우리네 농촌의 모습과 닮아 있는 일본의 시골 마을의 풍경을 보고 참 반갑고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흐뭇한 마음으로 걸어가던 도중, 나는 뭔가 야릇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사소한 발견 in Japan  01
- 사후의 갈 곳을 생각해 주세요

耿君이 삼가 지음


이것은 길가에 있던 한 농촌 창고의 사진. 슬레이트로 지어진 빨간색 건물, 녹이 슨 채로 쌓여있는 자재들이 농촌의 퇴락함을 나타내는 것 같다. 벽에는 크게 '이와테 명물 벤케이의 호로호로즈케'라는 광고 문구가 적혀 있다. 그런데 그 문구 옆에 있는 심히 야릇한 글 하나.
'사후의 갈 곳을 생각해 주세요'

후억, 저 진지하기 그지 없는 글자로 적혀 있는 문구를 보는 순간 저게 뭔가 하는 느낌이 들면서 소름까지 돋았다. 죽은 뒤의 묘자리를 보라는 건가? 저게 과연 무슨 뜻일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발견한 또다른 문구를 통해, 나는 그제서야 '사후의 갈 곳을 생각'하라는 게 무슨 뜻인지를 알게 되었다.
위의 풍경도 상당히 평온하고 익숙한 장면이다. 그런데 저 하얀 창고 건물에 붙은 문구를 보자.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을 올바르게 판결한다'
아아, 그렇다. 내가 본 문구들은 바로 예수의 가르침과 구원을 전하기 위한 멘트들이었던 것. 2004년에 친구와 함께 센다이에 왔을 때 도추안 유스호스텔로 가는 길목에서도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라'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것은 도시의 주택가에서 발견한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궁벽한 농촌에서 그것을 보게 되었다.

일본의 크리스트교 신자 수가 그리 많지 않으며, 일본에서의 크리스트교의 교세가 매우 미미하다고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 편이다. 그런데 유독 도호쿠 지역에서는 이런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된 선교 문구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유가 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耿君 識

다음 편에 계속

by 耿君 | 2009/02/12 00:25 | 일본에 가다 | 트랙백(1) | 핑백(3)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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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정신줄 바짝 잡고 있는.. at 2009/02/12 01:49

제목 : 알코올 섭취가 미량이라 쓰는 의미없는 개솔
소주 너다섯 잔, 맥주 피쳐 반 병. 대충 이 정도 마셨다.사실 이것보다 집구석에 들어와 배 먹다가 체하는 바람에-_- 정말 기절할 뻔 했다...;;;;1. 오늘도 변함없이 짱돌을 굴리고 있는데 동네 아는 형님이 하도 전화를 해서 결국 조금 마시고 들어왔다. 저번에도 거절한 터라 이번엔 왠지 나가야 될 듯 해서-_-;;;;;;;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오늘 목표한 분량에서 딱 하나 남은 문제를 풀려고 하다 그냥 포기했다. 취하건 아닌데 왠지 머리가......more

Linked at 耿君春秋 : 닷코쿠의 전설 0.. at 2009/02/12 00:26

... 되었다. 이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닷코쿠노이와야 버스 정류장에서 주손지로 가는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바람이 몹시 불었지만 꿋꿋하게 걸어갔다.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 more

Linked at 耿君春秋 : 닷코쿠의 전설 0.. at 2009/02/13 02:08

... 사소한 발견 in Japan 01에 이어서빗속을 뚫고 먼 길을 걸어 다시 닷코쿠노이와야 앞에 돌아와 보니 시각은 12시 20분 경. 이제 36분에 올 버스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일만 남았다. 버스 ... more

Linked at 화려할 華 : 생각중인 포스팅.. at 2009/02/13 16:24

... 는데, 제가 본 자료가 고작 위키뿐이라 쉽게 쓰긴 힘드네요. 어디 서적을 좀 봤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게다가 게으름이 침투해와서 (..) 2. 도호쿠의 일본 기독교 경군님의 포스트를 보고는 찾아보고 싶게 되더군요. 사실 일본 기독교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것도 있고해서.. 일단 학교 도서관을 가봐야겠네요.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니 1918년 ... more

Commented by 海凡申九 at 2009/02/12 01:11
전에 일본에서 은연중에 들은 얘기지만,
"토호쿠인들은 기존의 와진(和人, 왜놈)과는 달리 아이누나 그들과 와진의 혼혈이 많아 기존의 일본 풍습에 반감이 있고 러시아나 미국, 영국 등에 가까운 기독교를 반감으로서 믿기 시작했다"라는 뻘말-뻘글이 아니니-을 들었습니다
Commented by 耿君 at 2009/02/12 10:23
흠 그런 이야기가 있을 법도 하군요. 입증은 어렵겠지만.
Commented by 르-미르 at 2009/02/12 18:08
학교 도서관에 일본 기독교사 관련 책이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한번 찾아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耿君 at 2009/02/12 21:44
찾아서 포스팅을!!
Commented by 진성당거사 at 2009/02/12 19:06
하....죽은 후 심판을 기다리라는 말, 한국 기독교에서는 너무나 많이 들은 멘트지만, 일본 기독교 측에서 쓴 글은 처음 봅니다. 근데 어조가 한국에 비해 퍽이나 상냥하군요.
Commented by 耿君 at 2009/02/12 21:44
상냥하지 못한 어조로 말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총총 at 2009/02/14 17:40
아키타에 교환학생차 살고 있는 학생입니다. 도호쿠 여기저기의 탄광에 기독교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워낙에 교통의 오지라 몸을 숨기기에는 적소였다고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요. 히라이즈미 여행기 잘 읽고 갑니다 :)
Commented by 耿君 at 2009/02/14 19:47
반갑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아 그런 이야기도 있었군요. 과연 도호쿠 지역에는 금광, 탄광이 많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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