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의 바람 08 - 스즈카케노 미치

지난 편에 이어서

모쓰지 입구를 나와서 바로 오른쪽으로 유턴하여 내리막길을 따라가면 넓은 주차장이 등장한다. 그 주차장 안쪽에 화장실과 휴게실이 있고 그 사이에 작은 버스정류장 표시가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 시각은 10시 25분경. 닷코쿠노이와야로 가는 버스는 11시 6분에 출발한다고 되어 있다. 남은 시간은 40분 정도. 그동안 멍하니 휴게실에 앉아 시간을 때우고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모쓰지 인근을 더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지도를 살펴보니 모쓰지 근처 긴케이 산[金鷄山] 자락에 미나모토노 요시쓰네[源義經]의 아내와 아이의 묘가 있다고 한다. '그래, 여기를 가보자' 나는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정토의 바람  08
- 스즈카케노 미치

耿君이 삼가 지음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모쓰지 앞으로 돌아오면 모쓰지와 간지자이오인 사이에 난 길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길의 이름은 스즈카케노 미치[鈴懸の道]이다. '스즈카케'란 수도하는 승려가 몸에 걸치는 삼베로 지은 법의(法衣)를 말한다.
위 사진을 보면 그냥 한적한 길이지만, 옛날에는 서쪽으로는 모쓰지의 담, 동쪽으로는 간지자이오인의 흙담으로 싸여 있었을 것이다. 이 길은 모쓰지를 출발하여 산길을 지나, 오슈 후지와라 가문의 또 하나의 중요한 사찰 주손지[中尊寺]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왜 이 길의 이름이 '삼베 법의의 길'일까?
길 초입에 스즈카케노 미치에 대한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그 글을 여기에 옮겨 본다.
모쓰지에서 가네가타케[鐘ヶ岳] 산기슭을 우회하여 주손지[中尊寺] 남쪽 계곡, 곤지키도[金色堂]에 이르는 길이 있습니다.
옛날, 수행자들이 긴부센[金峰山]에 입산할 때, 여기에서 '스즈카케'를 걸쳤다고 전해지며, 가네가타케는 후지와라노 히데히라[藤原秀衡] 공이 미치노쿠(도호쿠 동부의 옛스런 이름)의 산에 48개의 종을 걸어두었다는 그 산 중 하나라고도 합니다. 그것이 여기 모쓰지와 주손지라는 인접하는 두 개의 특별사적 경계를 지나는 '스즈카케노 미치'입니다. 서쪽으로는 오우 산맥[奧羽山脈], 눈 내린 구리코마 산[栗駒山]이 멀리 보이고, 동쪽으로는 다바시네 산[束稻山], 기타카미 강[北上川], 바로 눈앞에는 다카다치[高館], 긴케이 산과 역사의 도시 히라이즈미가 조망 가능한 역사의 길입니다.
사실 나는 처음에는 스즈카케노 미치 가 정말 말 그대로 '방울 달린 길('스즈'는 방울이고 '카케'는 건다는 뜻이 있음)이라고 생각했었따. 길 양쪽에 방울이 쫙 달려 있던 모습을 상상했지만, 알고 보니 스즈카케는 승려들이 입는 옷의 일종이었다. 나는 스즈카케노 미치를 걷지 않고 뒤를 돌아 다시 모쓰지 앞마당으로 나왔다. 그리고 큰 길가에 나의 이목을 끄는 무언가가 서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도로 홈통 터'와 '흙담 터'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안내판이었다. 도로 홈통은 큰 길의 가장자리에 파인 물 흘러가는 구조물을 가리킨다. 모쓰지와 간지자이오인 남쪽을 지나는 길의 가장자리에 있던 것이 발굴된, 12세기의 길 유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간지자이오인 맞은 편, 즉 길의 남쪽에 대형 건축물이 있었던 흔적이 발굴되었는데, 그 건축물을 둘러싼 흙담 터도 발견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복토를 하고 길로 정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그때의 도로 홈통 유구와 흙담의 흔적이 길바닥에 돌로 표시되어 있다. 위 사진을 보면 네모 반듯한 작은 돌들로 길 위에 선을 만든 것이 보일 것인데, 사진 속에 'ㄴ'자로 저쪽 길 끝까지 나있는 선이 건물 흙담의 선이고, 그 선을 세로로 지나는 짧은 선이 '도로 홈통 유구'이다.
문헌과 발굴 조사 등으로 추정되는 12세기 당시의 길과 대형건축물의 위치가 위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 지금 나있는 아스팔트 도로보다 훨씬 더 넓은 대로가 있었던 것 같다. 아까 안내판이 있던 위치에서 더 내려가면 대형건축물 터가 있다. 옛 길과 건축물의 흔적을 알려주는 안내판은 처음 보는 것이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도를 보고 실제 풍경을 바라보면서, 옛날 히라이즈미 거리의 모습이 어떠했을지 어렴풋이 상상해보았다.

시계를 보니 아직 시간이 좀더 남았다. 이제 미나모토노 요시쓰네의 처자의 무덤으로 찾아갈 시간.

耿君 識

다음 편에 계속

by 耿君 | 2009/02/03 12:57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3)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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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류장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모쓰지를 나와 윗쪽으로 올라가면 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하신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나는 모쓰지를 나왔다.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모쓰지[毛越寺]주소: 岩手県平泉町字大沢찾아가는 길: JR 히라이즈미 역에서 도보 12분전화번호: 0191-46-2331홈페이지: http://www.motsuj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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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편에 이어서히라이즈미는 오슈 후지와라 가문의 중심지이기도 하지만, 미나모토노 요시쓰네와 매우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히라이즈미 홍보에 있어서 요시쓰네가 차지하는 비중은 후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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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길02 후삼년 전쟁과 오슈 후지와라 가문03 이것은 정토의 바람?04 간지자이오인 터05 모쓰지 이야기 (1)06 모쓰지 이야기 (2)07 모쓰지 이야기 (3)08 스즈카케노 미치09 요시쓰네와 히라이즈미10 요시쓰네 처자의 묘* 닷코쿠의 전설: 닷코쿠노이와야에 서려 있는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나 아쿠로오 등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느껴져서 ... more

Commented by 악희惡戱 at 2009/02/03 14:20
첩보다 존재감이 떨어지는 정부인-_-
그러고보니 암만 찾아봐도 고가라는 성말고는 이름은 못 찾겠더군요.
Commented by 耿君 at 2009/02/03 14:41
요시쓰네의 정부인 이름은 불명인데, 전승에 따르면 '사토고젠[鄕御前]'이라 불렸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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