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의 바람 01 - 히라이즈미 가는 길

몸이 잠드는 곳 03에 이어서

어느덧 11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이 날은 도호쿠 여행 두 번째 날로, 히라이즈미[平泉]에 가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히라이즈미는 센다이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작은 마을이다. 지금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지만, 한때는 오슈 후지와라[奧州藤原] 가문의 세력 거점으로 번성하던 곳이었고, 지금은 그때 남겨진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바탕으로 UNESCO 세계 문화유산 지정을 지망하고 있는 곳이다. 일단은 도추안을 나와서 다이시도 역으로 걸어갔다. 아침에 걷는 역으로 가는 길은 지난밤과는 완전 딴판인 분위기였다.

정토의 바람  01
- 히라이즈미 가는 길

耿君이 삼가 지음


크고 아름다운 다이시도 역. 근방에 태자당(太子堂)이라는 사당이 있었던 적이 있다는 데에서 역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이시도 역은 한 정거장 다음인 나가마치 역에 딸려서 운영되는 모양이다. 벽에 붙어 있는 주륜금지(駐輪禁止: 자전거 주차 금지) 밑에 '나가마치 역장'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걸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승차 홈도 딱 두개다. 상행선과 하행선. 나는 1번 홈 도호쿠 본선 센다이 행 열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에 섰다.
드디어 열차가 왔다. 과연 이 열차도 원맨카로, 탑승하려면 버튼을 누르고 문을 열어야 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열차에 몸을 싣고 두 정거장을 지나 센다이 역에 도착해서, 신칸센 승강장으로 갔다. 그리고 8시 1분에 출발하는 신칸센 야마비코 41호 차를 타고 이치노세키[一ノ關] 역으로 향했다.

아침에 혹여 늦을세라 허겁지겁 나와서 열차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아침으로 먹을 도시락을 사지 못했다. 8시 36분, 이치노세키 역에 내려서 편의점으로 가 샌드위치와 우유를 샀다. 도합 290엔. 원래 여행 계획대로라면 아침 식사 예산이 300엔이므로, 딱 이렇게 사먹어야 맞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는 동안 나의 아침 식사는 대개 300엔을 초과했다. 샌드위치와 우유가 든 봉지를 들고 히라이즈미로 가는 일반 열차를 타러 갔다.

열차는 플랫폼에 서있었지만, 9시에나 출발한다고 한다. 아직 2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열차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은 다음, 봉지에서 샌드위치를 꺼내 슬쩍슬쩍 베어물었다. 신칸센 열차 안 같으면 개의치 않고 마구마구 먹었겠지만, 그냥 일반 열차다 보니 음식물을 먹는 행위가 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이내 소심해졌다. 나중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는 정책을 취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열차가 출발한다는 안내 방송이 울려퍼진 뒤 내 몸이 서서히 왼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번에 찾아가는 마을 히라이즈미. 그곳은 과연 어떤 동네인가. 히라이즈미에 대해 설명하려면, 후지와라노 기요히라[藤原淸衡]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후지와라노 기요히라는 바로 지난 <모리오카로 오세요> '전구년 전쟁과 아베타테' 편에서 소개되었던, 전구년 전쟁에서 죽은 후지와라노 쓰네키요의 어린 아들이다.

耿君 識


다음 편에 계속

by 耿君 | 2009/01/25 22:58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핑백(3)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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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방울 같기도 한 것이 하늘에서 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늘은 비교적 맑은데... 에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우산은 가져가지 않았다.耿君 識다음 편에 계속* 도추안 유스호스텔주소: 宮城県仙台市太白区大野田北屋敷31전화번호: 022-247-0511사이트: http://www.jyh.or.jp/yhguide/touhoku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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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편에 이어서1062년에 끝난 전구년 전쟁으로 오빠 아베노 사다토[安倍貞任]와 남편 후지와라노 쓰네키요[藤原經淸]를 잃은 여인 유카이치노마에[有加一之末陪]는 가문의 원수 집안의&nbs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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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편을 보시면 알게 됩니다. ㅎㅎ 오슈 후지와라 가문이라든지 히라이즈미라든지 하는 것은 국내에 거의 잘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야심차게 준비한 포스팅이었습니다.01 히라이즈미 가는 길02 후삼년 전쟁과 오슈 후지와라 가문03 이것은 정토의 바람?04 간지자이오인 터05 모쓰지 이야기 (1)06 모쓰지 이야기 (2)07 모쓰지 이야기 (3)08&nbs ... more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1/25 23:23
신칸센은 차내 판매 같은 게 없나 보죠?
Commented by 耿君 at 2009/01/26 01:23
있긴 있었을 것 같은데, 비싸잖아요 ㅎㅎ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1/29 11:12
오, 다음편이 기요히라 이야기로군요~
Commented by 耿君 at 2009/01/29 12:04
넵넵 중요한 인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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